Flying Mate

Fast Learner

소소하지 않은 일상 2009/04/05 02:32 by FlyingMate

난 개발을 내 손으로 하고 싶다는 열망과 개발을 정말로 내 손으로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xhtml/css, Javascript with Prototype.js and jQuery, Ruby on Rails, Action Script with Flex를 가지고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

2주만 주어지면 기획부터 디자인, 클라이언트/서버 개발, DB, 시스템까지 하나의 웹 서비스를 혼자서 풀스텍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저 열망과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던 것이 불과 만 2년 전, 서론부터 이해가 안 되는 개발책을 펴놓고 에디터도 못 깔아서 헤메던 게 생생하게 기억이 나기 때문에, 내가 지금 개발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떨 때는 우스꽝스럽다.

난 영어로 말하고 싶다는 열망과 정말 영어를 내 입으로 말할 수 있게 될까라는 의구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잘한다고 말하면 완전 뻥이지만, 어쨌든 훈남 외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함께 글로벌 서비스들을 개발하면서 하루 중 한글을 쓸 기회가 거의 없고 대부분은 영어로 말하고 읽고 쓰고 듣는다.

외국서 2주이상 체류해 본 적도 유학이나 교환학생을 간 적도 없고 수험시절까지 통털어도 영어학원 3개월 이상 다닌 적도 없다. 처음으로 외국인과 영어로 인사를 나눈 게 불과 만 6개월 전이었고, 메신져로는 그렇게 쉽던 '하이'라는 말이 처음 목구멍 밖으로 나올 때 굉장히 쑥스러웠기 때문에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엄청 부러워 할 것이다. 더 부러워할 만한 것은, 지금의 환경 덕분에 앞으로는 저절로 실력이 늘어날 거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환경에서 일하게 만들어준 기회, 그 기회를 만들어준 기회, 그 기회를 만들어준 기회... 이런 기회 체인의 시작 지점으로 가보면, '샌프란시스코에 가고 싶다'는 작은 꿈을 위해, 읽는 영어가 아닌 말하는 영어 공부를 시작했던 용기가 있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에서 벤처를 하겠다는 게 거창한 꿈이 아니라 그냥 곧 하게 될 계획의 일부가 되었다. 난 기술이 있고, 영어를 할 수 있고, 목표가 있고, 열정이 있고, 파트너가 있다.

모든 새로운 학습 과제에는 진입 장벽이 있는데, 최초로 그것을 접했을 때는 그것의 진입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장벽까지 더해져 실제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그 장벽을 넘어서면, 그 기술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할 수 있게 되고, 그 이후로는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실력이 향상된다. 물론 노력을 병행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이런 장벽을 두 번, 세 번 넘어보게 되면, 학습에서 어떤 패턴을 보게 됨과 동시에 자신에게 어떤 학습 방식이 잘 맞는지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실제 학습 장벽도 낮아지고 더불어 새로운 것에 자신감도 생겼기 때문에 정신적인 장벽도 낮아진다. 뭐든 다 배울 수 있다고 믿게 되고 실제로도 뭐든 배울 수 있게 된다.

아주 훈훈한 표현인 Fast Learner가 되어 다른 이들이 수 년 간 쌓아온 노하우를 며칠만에 복사하고 자신의 관점을 더해 발전시키는 단계에 이르면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파트너들의 인정을 동시에 받고 그 분야에서 순식간에 성공한 다음 다른 분야에 도전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이름을 알린 벤처 창업자들은 Fast Learner이다.

그들의 만든 서비스, 그들이 쓴 글들은 날카롭고 빠르다. 그들은 어리지만 학습 능력 측면에서 이미 성공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준비가 된 사람들이 우리나라 보단 그 나라에 더 많은 건 아마 문화적인 차이이기도 하고 교육의 차이이기도 한 것 같은데 어쨌든 CEO가 Fast Learner이거나 핵심 인력이 Fast Learner가 아니면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진 몰라도 서비스를 성공시킬 수는 없다고 난 믿고 있다.

Fast Learner 보다 Fast Talker가 많다. 그건 캘리포니아도 마찬가지지만, Fast Learner의 절대적인 수치 부족, 또는 Fast Learner들이 한 두 분야만 파고드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Entrepreneurship을 즐기는 Fast Learner라면 깊이 파기보단 합리적인 깊이를 유지하면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여러 분야를 넓게 팔텐데 상대적으로 국내에 적어 보인다.

그렇다고 제가 Fast Learner라는 건 아니고.. 물론 희망하긴 하지만... 배울 건 아직도 많이 남았고, 그것들을 배웠을 때 어떤 기회들을 갖게 될지 너무나 선명하기 때문에 지체할 수가 없고, 그러느라 글쓸 시간은 없고, 그래서 이 글은 거의 6개월 만의 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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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의의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의 글에서 자신감을 보여주시는군요. ^^;
    배우는 곳에서는 배우는 방법을 배워야한다고 누가 그러더군요.
    FlyingMate님은 그걸 잘 하신 것 같아요.
    캘리포니아에서 FlyingMate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2009/04/07 21:00
    • FlyingMate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의의소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배우는 방법을 찾으려고 항상 고심하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 방법대로 매진하긴 하는데
      나중이 되돌아보면 꼭 더 좋은 방법이 있더라구요.

      타국에서도 멋지게 활약하시는
      정의의소님의 모습을 보고
      저도 자극을 팍팍 받습니다!

      2009/04/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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