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Mate


구본형 변화 경영 연구소에서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있다. 얼마 전에 출간된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의 저자 오병곤님도 구본형 연구소 1기 연구원 활동을 하셨고, 구본형님과 번갈아가며 뉴스레터를 작성하신다.

3년 전에 구본형 소장님을 한 번 뵌 적이 있다.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받았었는데, 당시엔 그 답변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에 대해, 내 미래에 대해 타인에게 질문을 하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바랬다니. 당시에 소장님은 자신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고 고민하기를 유도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에서야 깨달은 거지만, 진짜 조언은 그런 것이다. '어떻게'에 대해서는 타인이 가르쳐 줄 수 있지만, '무엇을' '왜' 할 것인지는 본인이 결정하게 해야 한다.

그 동안 구본형 연구소에서 보내온 뉴스레터는 솔직히 조금 느린 느낌이랄까. 자연과 정취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나 같이 마음 조급한 사람이 보기에는 답답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읽어오고 있는 이유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이야기보다는, '나 자신은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깨달았으며 이렇게 변해왔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해오기 때문이다.

오늘 뉴스레터에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인용하려 한다.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이 시점에 보게 되니 느낌이 강하다.


세상에는 4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은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입니다.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부하직원의 하루를 지옥으로 만드는 모진 상사이거나 날마다 술을 마셔 아내를 슬프게 하는 남편은 여기에 속합니다. 자신의 하루를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고통과 눈물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은 ‘세상의 추종자’입니다. 그들은 한 번도 선도 하지 않습니다. 글쟁이 속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직 독자의 취향과 시장의 추이에 민감하여 세상이 원하는 소리를 따라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삶과 글은 사라지고 보이는 삶과 글만 남게 됩니다. 글의 허리를 꺾어 세상을 향해 절하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은 ‘세상을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세상의 현재를 분석하고 연결하고 종합하여 그 흐름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 자신의 삶의 배를 띄우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물결 속에서 유유자적 하고 많은 성공을 이루어 내기도 하지만 자신을 초월한 커다란 무엇을 위해 자신을 쓰지는 않습니다.

네 번째 부류의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입니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사는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는 사람들입니다. 가장 위대하지만 가장 힘든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그 무게에 눌려 쓰러지기도 하고,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종종 비극의 주인공들이 되기도 하지만 그들의 삶은 장엄합니다.



난 완벽하게 세 번째 부류이다. 또는 세 번째 부류에 속하기를 강하게 추구한다. 창업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카테고리라고 생각한다. 네 번째 부류는 혁명가나 선지자들인 것 같다. 나는 그 부류가 절대 못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을 존경한다. 간디도 그렇고 국제 봉사단체에서 활동 중이신 한비야님을 비롯해,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많은 분들이 그 부류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 번째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항상 '반 보'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보'를 내딛는 것은 큰 혁신이며 고통과 희생을 수반하고, 그것을 선택하기에는 위험이 크다. 어쩌면 난 그 보다는 좀더 편한 삶을 택한 것이다. 제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 보다는 조금 앞서가려 하지만, 한 발 크게 내딛은 사람들에는 미치지 못한다. 기회를 보고 흐름을 타고 타이밍을 잡는, 요령 좋은 부류이다.

그래서 아마도 네 번째 부류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부류를 세 번째 움직임에 동참시키고 거기서 얻은 물질적 가치로 네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물질을 초월하는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돕는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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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험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이제서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마침 제 고민에 가장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기회에,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길을 가려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008/03/03 15:02
    • FlyingMate  댓글주소  수정/삭제

      험블님 덕분에 저도 이 글을 다시 읽어봤네요. 항상 가치와 비전에 대해(웹의, 그리고 사람의) 고민하시는 험블님을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웁니다. 더불어 제가 이 글에 썼던 의지를 지금도 갖고 있고 앞으로도 놓치 않을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8/03/0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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