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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14 스타트업과 벤처의 구분 (14)
  2. 2007/10/25 벤처를 시작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들 (8)
스타트업 웹 서비스는 벤처를 지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스타트업이라는 어휘 자체가 닷컴 버블 무렵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서 벤처의 뉘앙스를 어느 정도 내포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만약 스타트업이 일반적인 신생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의미한다고 가정하면, 모든 스타트업이 벤처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벤처라는 어휘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실패의 위험성을 포함하고(involves the risk of failure) 있다. 어떤 새로운 회사가 만드는 새로운 웹 서비스가 만약 매우 큰 리스크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그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는 벤처 회사가 아니라 단지 새로 시작하는 회사일 뿐이다.

벤처와 스타트업의 구분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쉽게 망각하는 부분이다. 레일스의 창시자이자 Profitable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37signals의 DHH(David Heinemeier Hansson)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그런 스타트업들이 너무 벤처만을 지향하는 트렌드를 꼬집고 있다. (링크를 공유해주신 험블님께 감사드립니다!)

나 역시 그런 성향을 저번 포스트에 첨부한 PPT에 담았었다(DHH가 꼬집는 바로 그 성향). B2B 서비스(에디터, 오피스, 그룹웨어 등)가 아니라면 For Free를 기본으로 하고 사용자 기반과 페이지뷰로부터 디지털 컨텐츠, 광고, 판매 중개 등을 최적화해 비용을 상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DHH가 말한데로 사용자 타겟을 합리적인 수치(100~1000)로 잡고 적절한 Price 전략으로 Profitable($1M+)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37signals의 서비스들은 내가 위에서 언급한 B2B 중 그룹웨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좀더 캐쥬얼한). 하지만 그 이외의 전략을
모 아니면 도(Billion or Die)나 허상(Next Facebook, Next Myspace, Next Youtube)이라고 몰아세웠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조금 갸우뚱 하게 된다.

그 이외의 전략이란, 위에서 말했던 '벤처'라고 볼 수 있는데 VC(벤처 캐피털)나 외부 차입금을 등에 엎고 초반 적자를 감당하며 사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장시키는 전략을 말한다. DHH가 이것 대신 제안한 전략은 밀리언 달러 정도의 기대치를 세우고 1/10~1/100 정도의 성공 확률로 작은 서비스들을 시도하는 것이다.

성공 확률이 십분의 일이라. 오프라인 점포 사업에 비하면야 낮은 확률이지만(아닐지도) 100명에서 1000명 정도를 만족시킬 서비스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매장 하나 임대하는 비용보다도 저렴할 것이다. 시간과 비용 조절을 잘 하면 여러 번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기대치만 높게 잡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면 벤처라고 불릴 수 있는 비즈니스는 성공 확률이 1/10,000~1/100,000로 급격하게 감소하지만 빌리언 달러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성공확률과 수익기대치의 곱(million * 1/10 == billion * 1/10,000)은 결국 위의 비즈니스와 같아진다. 진짜로 같진 않겠지만 어쨌든 낮은 성공확률만큼 높은 기대수익이 있다는 관점에서 보자는 것이다.

둘 사이에 장단점이 있는데 DHH가 전자의 비즈니스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자신의 경험(37signals를 일으키는 데에 외부 자금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에 기반한 것이기도 하고, 리스크를 싫어하는 본래의 성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그런 의견의 반대 측면을 살펴보기 위해 37signals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일단 37signals의 서비스 포트폴리오는 위에서 언급한데로 B2B 그룹웨어이다. 꼭 기업단위로 사용하지는 않을지라도 주요 타겟은 비즈니스 용도로 사용하는 직장인/개발자/팀이며, 그렇지 않은 일반인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인에게서 의미있는 Subscription 수익이 발생할 것 같진 않다.
사용자는 Customer처럼 가입해서 사용하지만 실제로 사용자는 Customer 보다는 Client에 가까운 그런 서비스다.

37signals는 개발 팀원 개개인의 명성과 오픈소스 참여 실적, 출판과 블로깅 및 컨퍼런스 강연 활동 등으로 PR 효과를 보았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잠재 Client들(개발자들, 기업 고객)에게 널리 알려졌고 그렇게 사용자를 확대해 현재 꽤 큰 매출 규모(multi-million)를 갖고 있다. 물론 애플리케이션도 유용하면서도 캐쥬얼하게 잘 설계되어 있다.

별다른 투자도 리스크도 없이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은 DHH가 한 주장이니 일리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일반적인 회사는 37signals가 성공한 방식으로 성공하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37signals는 애플리케이션 사용료로서 Subscription을 받는데, 커스터마이징되지 않은 웹 애플리케이션 사용료로 돈을 지불할 클라이언트는 많지 않다.

실물을 구매/임대한다는 인식을 주지 못하면 지갑 열기 힘들다. 그래서 Subscription 수익모델의 서비스들은 대게 스토리지나 네트워크 사용량에 따라 돈을 받는다. 사용자들은 실물 자원(서버, 스토리지, 트래픽)에 대한 지불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지불하기 전에 대체제를 먼저 찾으며 대게 무료로 제공되는 대체제가 존재한다.

DHH가 예로 든 온라인 팩스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 역시 애플리케이션 기반 사업이 아니라 실제 통신 비용을 소비하는 팩스와 실제 가격이 있는 소프트웨어의 유통에 마진을 얹는 사업이며, 애플리케이션 사용료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은 37signals처럼 그룹웨어, 에디터 등을 포함한 B2B 솔루션 정도밖에 없다.

그런 카테고리 가운데 시장이 남아있는 것은 별로 없고, 더군다나 MS와 경쟁해야 하며, 수많은 무료 경쟁 서비스들과 비교해 경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37signals는 MS나 무료 서비스들과 경쟁해서 나름의 마켓 쉐어를 확보한 것인데, 이것이 벤처가 성공하는 것 만큼 확률이 낮은 일은 아닐까. 또 양적으로 수천명의 클라이언트를 확보하지 못하면 질적으로 소수의 클라이언트에게 커스터마이징해 고객 당 수익률을 높이려 들 것인데, 그러면 결국 SI로 간다.

DHH가 하고 있는 사업이나 DHH가 제안하는 사업은 서비스와 SI 중간의 어디쯤인 것 같다. SI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SI 사업이 의미가 있는 만큼 반대편에 있는 벤처도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37signals의 천재 인력들이 뭉쳐서 저런 다방면의 활동으로 PR효과를 유발시켜서 얻은 수익이 멀티 밀리언, 우리 돈으로 연 매출 수백억이다. 레일스는 현재 업계 최대의 이슈 중 하나인데, 그런 레일스의 PR 효과가 그 정도 매출이다. 레일스가 없었다면 37signals, GettingReal이나 Signal vs Noise가 알려지기나 했을까.

그 레일스를 이용해 다른 업체(Slideshare 등)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들은 이미 멀티 밀리언 투자를 받아 빌리언 단위의 매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과 대조해볼 수 있다. 37signals의 전략은 잘 먹혔고 의미가 있었지만,
어쩌면 그들이 VC를 끼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다른 방법으로 붐업했다면 지금 벌써 빌리어네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뭐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알 수 없는 일이니.

Subscription 수익모델의 애플리케이션과 페이지뷰를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의 애플리케이션은 설계가 다르다. 또 Subscription을 기반으로 하더라도 무조건 결제가 아니라 기본 서비스는 무료, 프리미엄 서비스일 때 결제해야 하는 결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 어느 정도 리스크를 포함할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결제 보다는 사용자 기반이 빨리 성장할 수 있다.

사용자 기반이 어느 정도 이상에 도달하기 전에는 적자가 나는데, DHH가 For Free의 반대 개념으로 말한 Price(유료 결제 서비스 또는 Subscription) 전략은 VC의 자본력을 활용하는 벤처에게도 유효하다. VC가 하는 역할이 바로 어느 정도 적자에 사업 전략이 휘둘리지 않고 사용자 기반을 과감히 늘리도록 총알을 대주는 것이다. For Free든 Subscription이든 손익분기에 도달하기 전까지 초반 적자는 필연적이다. 자기자본은 부족한데 VC는 싫다면 차입금으로 부채율이 높아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37signals처럼 파트타임 작업만으로(초반) 사용자가 결제할 용의가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은 차라리 VC에게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고 지분 희석해서 밀리언 달러를 모은 다음 1~2년 정도 풀타임으로 2~3개의 서비스 개발에 매달리는 것이 성공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 그리고 37signals가 Subscription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카테고리(그룹웨어, Chat, ToDo, Calendar, Project 등)를 이미 점령했다(반은 농담이다).

VC가 참여했다는 것은 이미 밀리언 달러의 투자를 받아 회사 가치가 멀티 밀리언 달러 이상이 되지 않으면 투자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비공개 베타중인 검색엔진 Powerset을 MS가 $100M 정도 선에서 비딩(bidding)할 의사가 있다고 하는데 Powerset은 세 투자자로부터 $12.5M의 Series A 펀딩을 받았다.

만약 펀딩의 대가로 12.5% 이하의 지분(그 이상일 가능성이 크지만)이 희석되었다면 그 딜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일어난다면 차익 회수가 아니라 청산이 되는 것이다. MS의 bidding으로부터 Powerset의 시장 가격을 일단 알았으니 VC들은 이제 Powerset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구글, 야후 등에게 bidding을 제안하기도 하고 서비스 공개를 서두르거나 유명 인사 영입, Series B 펀딩 유치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 점이 벤처와 스타트업이 다른 점이다. DHH는 벤처가 아닌 스타트업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가 우려한, VC를 등에 엎은 스타트업은 벤처의 길을 간다.
전자는 금전적인 리스크를 피해 기회 상실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후자는 기회 상실의 리스크를 피해 금전적인 리스크를 감수한다.

일단 투자를 받았으면 금전 부분은 벤처 회사의 리스크가 아니라 VC의 리스크이며, VC는 Risk Hedge를 위해 포트폴리오 관리에 많인 리소스를 투입한다. 투자 받은 회사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즉 주주(자신과 VC)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리스크 관리는 VC의 전문성을 믿는 것이다.

그렇게 익숙하고 흔하게 사용해왔던 벤처의 의미를, 곰곰이 되짚어보니 느낌이 새롭다. 1/10,000 이하의 확률을 감수하지 않으면 벤처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벤처인가 그냥 스타트업인가. 스타트업에 적합한 성향의 사람과 분야가 있고, 벤처에 적합한 성향의 사람과 분야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느 쪽일까.
 
Posted by FlyingMate
방명록에 질문을 올린 분(궁금이)이 있어, 그 답변이 길어질 것 같아 포스트로 정리해본다. '가정'들이 조금 재미있어서, 누군가가 나를 시험해보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질문이 장난이었든 시험이었든,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정리해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에 나름 성의있게 써보려 한다.

질문 내용:

만약 어떤 사람 (아주 평범한 사람)이 엄청난 인터넷 서비스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벤처를 창업하려고 한다고 합시다. 그 아이디어는 훗날 마이스페이스 처럼 미국 SNS 계의 선두주자로 군림하며 미국 전역을 강타할 정도입니다. (서비스출시가 이루어졌을경우 무조건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이제 대학교 2학년 여자입니다.(가정) 실제 인터넷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입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기술력이 뒷받침 되어 실제 어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되는데 본인에겐 프로그래밍 실력도 없으며 심지어 그게 무엇인지 조차 모릅니다. 이럴 경우 성공을 보장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을경우, 최소한 어느정도의 자본금이 있어야 회사를 운영할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구조만 제대로 갖춰지면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를 받을 수 있겠지만 초기에 실제 아이디어를 표현할 웹사이트를 만드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한 웹사이트 제작은 누구에게 맡겨야 하며 대략적인 비용은 얼마가 드는지 궁금합니다.

http://millim.com 위는 밀림이란 인디음악 사이트 인데 위와 같은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저정도 규모와 기술력은 대략 어느정도의 자본과 기술력이 있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술력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벤처를 시작하려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입니다



이 글에는 두 개의 가정과 두 개의 질문이 있다.

가정1. 반드시 성공할 아이디어이다.
가정2. 아이디어는 있는데 기술과 사람이 없다.

질문1. 비용이 얼마나 들겠는가
질문2. 누구에게 구축을 맡겨야 하겠는가

질문하신 분이 이렇게 '과감한' 가정을 하신 이유가, '예상 비용과 방법'에 대한 대강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비용이 크고 방법이 어려우면 사업 구상을 포기하고, 예상 외로 비용이 적고 방법이 간단하면 뛰어들 생각으로 그 예상치를 가늠해보기 위해 질문하신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답변을 먼저 드리자면,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구축 비용은 수십 만 원 정도로 해결될 수 있고, 수 억원이 들 수도 있다. 구축을 맡기는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프리랜서일 수도 있고, 웹 에이전시 일 수도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친구들을 찾아서 부탁하거나, 구인 사이트에서 개발자를 찾아보거나, 웹 에이전시에 문의 메일을 보내볼 수 있겠다.

언급하신 사이트(millim.com)는 음원 스트리밍 기능이 있으므로 웹 서버 외에 스토리지와 스트리밍 서버가 별도로 필요하고, 비용은 사용자 수에 따라 월 몇 만원에서 수 억원 정도가 들 수 있다. 파일들이 대용량이 아니므로 스토리지에서 큰 비용이 들지는 않겠지만, 동접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IDC 회선비용과 스트리밍 서버비용이 상당할 수 있다. 운영직원과 컨텐츠 편집에 대한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이므로 인력 확보 계획을 고려해야 한다.

이 답변이 도움이 되었을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비용은 고무줄같고, 방법은 추상적이다. 어쩌면 위의 답변도 질문하신 분께 어렵게 들릴지 모르겠다. 이런 답변밖에 쓸 수 없었던 이유는 질문하신 분이, 가정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가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문이 잘못되었다. 이 분이 궁금했어야 하는 것은 비용과 방법이 아니라, 어떤 지식을 더 쌓아야 하는가였다.


우선, 가정에 있는 '아이디어'라는 단어 자체에서 기업가 마인드나 후속적인 전략 포트폴리오가 느껴지지 않는다. 흔한 이야기이지만, 아이디어는 아무 쓸모가 없다. 더 나아가 이 바닥에서는 아이디어를 실행까지 옮기더라도 쓸모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분이 만든 아이디어가 정말 죽이는 거라면, 내가 그것을 더 좋은 기능 더 쉬운 인터페이스로 복제해내는 데 이틀이면 충분하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아니라 수십가지의 '전략 세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떠올려진 것이고, 전략은 도출되어진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으로 나온 것(떠올린 것)이 아니라, 서비스들을 관찰하고 사용자 문화를 분석하고 인터페이스 사례와 트랜드를 연구해 도출한 것이어야 한다. 즉 아이디어라는 단어 보다는 전략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지식뭉치여야 하는 것이다. 진입 전략과 잠재 경쟁자의 진입 방해 전략, 그리고 성장을 위한 후속 전략이 구상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인풋이 있어야 한다. 마케팅과 경영전략, 인터넷 비즈니스와 관련된 서적을 20권 정도 읽어서 전략적 사고력을 다듬으시고, 웹과 관련된 국내외 뉴스와 블로그 포스트를 하루 30건 이상 읽어서 누적 1만 건 이상 채우시길 바란다. 비즈니스 감각을 익히고 전략적 사고력을 갖고, 전략 도출을 위한 인풋을 축적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집중해서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며,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계속 해야 하는 과정이다.

가령, 언급하신 서비스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해외 서비스 중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5가지가 넘는다. 그들 중 일부는 수십 억원 대의 투자를 받았다. 난 이 분야의 비즈니스에 별로 흥미가 없다. 아직 너무 작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고 그들의 인터페이스와 기술기반, 수익모델, 비용 등을 파악하고 있는 이유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정보를 축적하고 벤치마킹 해왔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에 대한 감각이다. 아이디어든 전략이든 그것을 사용자에게 보여줄 인터페이스로 구현해야 한다. 개발과 디자인 이전단계로, 종이에 연필로 그려도 좋고(요즘은 전문가들도 그렇게 하곤 한다) 파워포인트에 사각형과 텍스트로 화면 구성을 그려보는 것도 좋다. 주요 포털은 '일반적으로' 어떤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는지 관찰해보면서 내 손으로 직접 그려본다. 사용할 때와 직접 구상할 때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단순히 포털 사이트의 인터페이스를 복제하는 것을 넘어 인터페이스의 이론을 다룬 전문서적(안그라픽스 출판사에서 좋은 책이 많이 나와있다)을 습득한다. 그러면 같은 기능을 제공하더라도 어떤 화면구성과 인터페이스로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사용자와 서비스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지 더 나은 고민을 해볼 수 있게 된다. 인터페이스 감각을 익히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3~5개월 정도를 할애한다. 그 이후에는 책보다는 새로운 서비스의 기발한 인터페이스들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다음은 기술과 사람의 문제인데.. 죽이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기술적인 부분도 전혀 모르고 필요한 사람들도 주변에 전혀 없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지식과 정보를 익히면서 자신의 지식과 정보도 공유하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꾸준히 교류해왔다면 기술적인 감각 정도는 익혀져 있고, 당장 같이 일할 사람을 찾을 수는 없어도 그런 사람들을 소개시켜줄지 모르는 인맥은 만들어져 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런 상태가 전혀 아니라면, 내 아이디어는 전혀 죽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단지 내가 떠올려본 유일한 아이디어일 뿐이며, 그것을 타인에게 검증받아본 적도 없고 내 스스로도 검증해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기술 감각이 있고 주변에 그런 기술적인 인맥이 분포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크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필요한 기술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가 직접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나는 두 번째 선택을 했다. 분명 향후에 추가 인력을 고용하고 팀을 꾸리고 기업을 만들겠지만, 나는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웹 서비스 업체가 되려는 욕심이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디테일한 수준의 실무와 개발 방법론을 직접 습득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직접 개발을 하던 안 하던 오너 또는 관리자가 디테일한 실무 지식을 알고 있다는 것은 효율성 측면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이나 동기부여, 회사의 비전 공유, 비즈니스 전략 선택, 적절한 기술 지원 등 전사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는다. 비용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성공/생존 가능성을 상당히 끌어올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기술 지식 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전략적 사고 능력과 인터페이스 감각 등도 갖추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이다.

웹 비즈니스를 할 생각이고 직접 개발을 익힐 생각이라면, HTML과 CSS, JAVASCRIPT, 서버 프로그래밍, 데이터베이스, OS 지식을 차례대로 익히는 것이 좋다. 각각에 대한 책 1~3권 이상 읽으면, 직접 쓸만한 웹사이트를 구현해내기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리고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글을 읽고 그들의 행동을 따라하면 조금씩 개선될 것이다.

본인이 열정이 있다고 확신한다면, '난 개발은 못해요'라고 말하기 전에, 개발책 세 권 정도는 정독을 하고 실습을 해본 후 창업을 고려했으면 한다. 내가 지금 사이트 하나 만드는 데 얼마의 비용과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서비스 모양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비용은 전기세 정도가 들고 기간은 며칠 내외로 소요된다. 이 비용과 기간을 더 줄이고, 향후 인력이 추가되어도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개발 방법론과 개발 도구들을 공부하고 있다.

투자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서비스를 구상할 땐 투자 없이 자생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돈이 필요한 기업보다 필요하지 않은 기업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쉽다는 말도 있듯이, 투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수익모델로 성장할 수 있는 서비스가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 투자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도약을 위해서 받는 것이다. 이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니 상황에 따라서 투자유치 계획을 세우셔도 좋다.

대학생 2학년이라고 말씀하셨는데(가정), 본인도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4년째 휴학 중이다. 3년 정도는 회사를 다녔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 창업 능력은, 학습 능력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4년 동안 읽은 책은 400권을 넘었고, 스크랩한 IT뉴스는 수만건, 벤치마킹한 사이트는 천개 가까이 되는 듯 하다.

미친듯이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쓰고 기획하고 개발해왔지만, 아직도 내 아이디어(전략)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감과 의지, 열정이 있지만 그럼에도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끝없이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대학생 벤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Flying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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