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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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7 나를 향하는 글, 밖을 향하는 글 (2)

주지주의와 주의주의에 대한 글을 썼다가 삭제하였다. 개인적으로 쓰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던 글을 쓰게 되어 스스로 몇 번 읽어보고 삭제하였다. 주제 자체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술 방식이 지나치게 밖을 향해 있었다. 나를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라 남을 이야기하는 글이었다.

남 탓 하는 글을 싫어한다. 사회탓, 시장탓, 독점 업체 탓, 회사탓, 상사탓, 심지어 대통령 탓하는 글들이 있는데 그런 글들을 혐오하면서도, 종종 밤 시간대에는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그런 글을 토해낼 때가 있다. 어제 내 글의 대상은 잘못된 조언을 해주는 선험자(경험을 먼저 쌓은 사람) 였다.

어떤 방법을 알려주거나 생각할 기회를 주기 보다는 자신이 내린 결론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을 우월한 지위로 끌어올리는 사람들을 이야기했다. 나를 돌아보려면 남을 관찰하고 남 이야기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시종일관 비판하고 끝나면 우월감이 주는 쾌락 외에는 얻는 게 없다. 그래서 글을 다시 고쳐쓰고 있다.

어떤 글을 읽거나 뭔가를 경험하면, '저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세상에선 내 신념과 반대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걸 보는 내 마음은 불편하며, 뭔가 한 마디 해야 할 것 같다. 어제의 내 글도 그랬고, 현재의 블로그 커뮤니티가 그렇고, 인간 사회가 그렇다.

말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있고, 내가 세상의 일부가 되어 나 자신을 바꾸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언론이 하는 일이며, 담론화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식인들이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모든 개개인이 자신의 블로그나 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하고 있기도 하다. 후자는 정치인, 기업가, 실무자가 하는 일이고 역시 모든 개개인이 자신의 본업과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하고 있다.

이 둘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자기 말의 힘을 과대평가하면서, 세상을 바꾸려는 사명감으로 가득찬 글들이 쓰여진다.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나 사명감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을 향해있는 것이 아니라 남을 향해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가 말로 세상을 선동하려 노력하는 것 보다, 그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더 영향력이 클 때가 많다.

내가 느끼기에,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이 적다. 그냥 그 사람의 삶 자체가 영향력이다. 자신의 책 속에 '지식은 전파되어야 한다'라는 주장으로 채워놓기 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담아놓은 책 내용을 통해 그런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장이 왜곡되어, 기업 문화가 잘못되어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고 담론화시키기 보다는, 자신이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더 똑똑하게 일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공유하는 모습이 더 좋아보인다. 나도 그런 방향으로 토론을 하고 글을 쓰려고 한다.

환경을 탓하면서 '내 참 더러워서 차라리 창업하고 말지'라는 글만 쓰지 말고, 진짜로 사업계획서를 세우고 사람을 모으고 사업자 등록을 한 다음, '제가 한 번 좋은 회사 만들어 볼랍니다' 라는 글과 함께 착취당하던 개발자의 블로그를 복지빵빵한 창업회사 블로그로 탈바꿈시켰으면 좋겠다. 이 글도 좀 밖을 향해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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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쉐아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썼던 글들을 돌아보게 되는 글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변화를 바라기보다, 변화에 효과적이지도 않으면서 그냥 배설로서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썼던 글 중에서도 그런 글이 몇개 기억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

    2007/10/24 10:23
    • FlyingMate  댓글주소  수정/삭제

      쉐아르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와 주시고 혹시 저도 모르는 사이
      제가 배설하는 글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따끔한 눈으로 지켜봐 주세요^^

      2007/10/2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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