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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07 블루런 벤처스, 그리고 벤처캐피털의 역할 (1)

블루런 벤처스 윤관 대표님의 강연을 들었다. 이 글에는 강연 내용과, 나의 부연 설명이 반반 정도로 섞여 있다. 블루런 벤처스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국내 업체가 아니어서이기도 하고, 알려진 국내 투자 사례가 적어서이기도 하다. 원래 노키아 벤처 파트너스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되었고,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노키아와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고 모바일 분야에 집중 투자해왔다.

그 후 모바일 이외의 분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블루런 벤처스로 브랜드를 리뉴얼하였다. 자금 규모는 $1billion으로, 실리콘벨리 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인도, 이스라엘, 핀란드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를 한다. 나스닥에 상장한 국내 업체 와이더덴에 투자했었고, 온라인 결제를 평정한 페이팔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내가 이전 포스트에 언급했던 리야닷컴에도 투자 중이다. 리야닷컴은 초기에 자사 이미지 인식 기술을 사람의 안면 인식에 적용했었으나, 매칭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의 얼굴 자체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비스 개념을 상품검색으로 전환하였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내가 작년에 아삭아삭 비스켓 블로그에 작성한 포스트에 언급이 되어 있다.

리야닷컴의 전략 수정 결정에 블루런이 상당부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페이팔 역시 Founders at Work의 창업자 인터뷰 내용을 보면, 초기에는 모바일 결제/송금 기술로 시작했으나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해 이베이의 결제 솔루션을 구현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 이베이에는
우리나라의 에스크로 같은 안전 결제 시스템이 없었고 개인수표를 이용한 거래가 일반적이어서, 물건을 받고 깡통수표를 보내는 등의 사기사건이 많았다고 한다.

페이팔은 거기에서 기회를 보고 물품이 확인될 때까지 거래대금을 임시보관하는 솔루션을 만들었고, 그것이 확장되어 일반적인 결제나 구독료(Subscription) 등 광범위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페이팔이 온라인 결제대행 시장을 만들었고, 그 시장이 커졌기 때문에 아마존은 FPS(Flexible Payments Service), 구글은 체크아웃(Checkout)으로 시장에 진입하려 하고 있다.

블루런 벤처스는 1년 간 10,000개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그 중 10개의 업체에 투자하고 그 중 보통 한 개의 업체가 IPO(기업공개)에 성공한다고 한다. 업무 비중은 시장조사 20%, 포트폴리오 관리 50%, 투자기업 물색 30%로 새로운 투자 보다는 기존 투자기업의 관리에 더 많은 리소스가 투입됨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지고 초기 시장 진입 전략을 구상한다. 그 전략이 뜻하지않게(?) 시장에 먹혀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매출 규모가 커지면 그 매출규모에 걸맞는 인사관리와 마케팅과 재무회계를 수행해야 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20대, 3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시장 진입 후의 경영 시스템 구축에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벤처캐피털이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전문 경영인이나 마케팅 이사를 영입해 동아리 같았던 스타트업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재무 부문을 완성해 좋은 타이밍의 IPO까지 이르게 한다. 창업자들 입장에서는 사용자에게 사랑받는 서비스, 수익이 발생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면 되고 그 외 다른 요소는 VC들의 경험과 자본이 해결해주기 때문에 실리콘벨리의 창업-투자-성공 사이클이 활발하게 발생한다.

한국 창투사와 실리콘벨리 VC 간의 노하우 차이는, 벤처 역사의 차이에 기인한다. 한국은 90년대부터 벤처 개념이 생겨 역사가 짧고, 미국은 50년대부터 지금까지 벤처 성공/실패의 사이클을 여러 번 반복해 경험이 깊다. 기업가 출신이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어 투자를 하고, 다시 또다른 스타트업을 세우는 10년 주기의 사이클이 다섯 번 이상 반복되었다.

부연하자면, 국내의 경우 NHN의 대표직을 사임한 김범수 대표가 벤처 투자에 대한 의지를 밝혔고,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도 벤처 투자 펀드를 이끌고 있다. AhnLab의 안철수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테헤란 벨리, 구로 벨리는 기업가 출신 펀드의 첫 번째 사이클을 시작했고, 몇 번 더 반복해야 실리콘벨리 수준의 노하우와 실적이 생길 것이다.

강연 내용 중, 특허(Patent)를 시장 선점이나 기술 방어로 보기 보단 마케팅 전략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자본을 가진 입장에서 특허는, 필요할 때 사들이거나 로열티를 지불하면 되는 개념인 것이다. 특허트롤(
Patent Troll)이 사업모델이 아니라면, 어떤 금전적인 수익을 위해 특허에 집중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 아닐 것이다.

특허를 갖고 있다면 특허와 관련된 사업분야에 진출할 때, 긍정적인 브랜드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특허를 갖는 강점이다. 중소 규모의 비즈니스라면 특허 침해를 당했을 때의 소송비용이나, 특허를 침해했을 때의 합의비용이 큰 부담일 수 있지만 자본을 가진 벤처캐피털의 안목에서는 특허가 돈 보다는 PR요소에 가깝다.

인구 640만의 이스라엘은 VC로부터 총 $1.6B를 투자받은 반면, 우리나라는 06년 한 해 동안 $780M 밖에 유치하지 못했다. 그 차이는 타겟 시장 정의에서 오는데, 내수만 고려해서는 기술개발비를 뽑을 수 없는 이스라엘의 경우, 스타트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고려한다. 내수는 테스트용인 것이다.

반면 내수만으로도 먹고 살만한 우리나라는 코스닥 스케일이 스타트업의 종착점이 되어버리고, 그 때문에 해외 펀드에겐 투자매력도가 떨어진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이 앞으로 많이 고민해야 되는 문제이다. 웹 스타트업의 경우 국내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기 보단 세계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고, 다국어지원 및 시간대설정(GMT), 국가별DB(주소, 학교, 업체 정보) 등을 런칭 초기부터 고려해야 한다.

좋은 강연이었고, 얻은 것이 많았다. 내가 사업계획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들과, VC가 경험한 성공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약간 자만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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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대성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2008/06/0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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