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ing 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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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8 누구를 만날 것인가 (2)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고 우리의 말과 행동도 그들을 닮아간다. 즉 다른 사람들의 삶이 우리의 삶에 반영이 된다. 이것은 무심결에 벌어지는 일이면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것을 '현실'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삶이 일반적인 것이고, 나의 삶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들의 삶과 비슷한 진로를 선택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그가 선택하는 미래는 자신이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던 것들 중 하나이다.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과정을 하나의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교육, 가정 교육과 구분되는 사회적인 교육(아마 학술적으로 더 멋진 용어가 있겠지만)일 것이다. 우리는 가정교육의 퀄리티를 극적으로 향상시키거나 다른 교육자의 코스로 갈아탈 수 없다. 그것은 운명론적인 문제다. 학교교육의 경우 교육보다는 평가가 우선시되어왔다. 퀄리티 보다는 널럴하고 학점 잘 주는 과정을 선택한다. 우리나라는 교육자나 학습자의 태도가 아직 성숙해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교육 방식이다.

사회적 교육은, 어떤 단계나 방법으로 규정짓기 애매하면서도 개인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육 환경이다. 우리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있다. 멘토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직장 선임자일 수도 있다. 또 우리가 자극을 주게 되는 사람이 있다. 역시 친구일 수도 있고 후배일 수도 있고 후임일 수도 있다.

나이를 초월해 아랫사람에게 자극을 받고 윗사람에게 자극을 주는 경우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아마도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익숙해져야만 성장하고 살아남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극을 받고 자극을 주는(그것이 긍정적인 자극이건 부정적인 자극이건) 과정이 사회적 교육의 학습현장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간의 일상적인 인터렉션을 하나의 교육으로 보았을 때, 우리가 만나는 한 명 한 명의 사람은 우리를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우리에게서 배우는 학습자이다. 학습자 포지션에 있는 사람은 교육자 포지션에 있는 사람에게 능동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택은, 어떤 사람을 교육자로 선택해 어떤 방법으로 교류할 것인가이다.

휴대폰 주소록엔 많은 사람들이 저장되어 있다. 자주 만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연락하기 편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이번 주말엔 누구를 만날지에 대한 선택은 나의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 잘못 택한 교육자의 한마디에 잘못된 진로를 결정할 수도 있고, 어떤 친구의 언행에 영향을 받아 인생에 대한 성숙한 관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교육자로 삼을만한 사람은 대게 바쁘다. 자신의 일을 잘 설계하고, 여백이 생기면 충실히 여가를 즐기거나 또 다른 새로운 일을 벌이거나, 또는 자신이 교육자로 설정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결코 한가하지 않다. 이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때문에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 하여 자주 만나는 것은 삶에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으며, 자주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 하여 자주 만나지 않는 것 또한 잘못된 인생설계일 수 있다.

특정 사람이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나에게 교육자가 되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학습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지만 매우 가치가 있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서로가 적극적으로 만나려고 하고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

많은 경우는 한 쪽이 일방적인 학습자, 다른 쪽이 일방적인 교육자가 된다. 한 번 이렇게 포지션을 잡으면, 이 관계가 뒤바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하다.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조언하던 사람이 같은 사람에게 조언을 받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조언 받던 사람이 나보다 성장속도가 빨라 나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능력과 위치에 올랐더라도 말이다. 그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내 부하직원이 명백하게 나보다 일을 잘한다면, 내가 가르치던 사람들이 명백하게 나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부하와 상사의 위치를 바꾸거나 강사와 수강생의 위치를 바꾸거나 멘토와 멘티의 위치를 바꾸거나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서로 몇 년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 만나면 그것이 용납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

사회적 학습에서 교육자/학습자 관계의 고착은 몇 가지 불편한 점들을 야기할 수 있다. 학습과 성장에는 개개인의 속도차이가 있는데, 교육자가 학습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수록 학습자의 성장 속도는 교육자의 그것보다 빠를 수 있다. 특히 교육자와 학습자의 나이 차이가 크다면, 청출어람은 흔한 현상이 된다. 10년~20년 쌓아온 경험과 능력은 1~2년 만에 전수될 수도 있다.

학습자가 교육자를 능가한 상황에서도, 학습자/교육자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게 되면 학습자는 교육자에게 점점 실망하게 되고, 교육자도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 학습자에게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포지션이 바뀌기는 어려우므로 학습자가 먼저 다른 교육자를 찾거나, 교육자가 학습자에게 '하산'을 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학습/교육 포지션을 청산하고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돌아왔다. 주변사람과의 소통이 사회적 학습이라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사회적 학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거쳐, 교육자와 학습자와의 관계 고착에 대해 언급했다. 다시 돌아가 사회적 학습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내 주위에 누구를 두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하루하루를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보낼 것이며 어떤 태도로 보낼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내 주위에 있는 사회적 교육자들이다. 그들이 나태하면 나도 그러기 쉽고, 그들이 부지런하면 나도 그러기 쉽(진 않지만 그러려고 노력해볼 생각은 하게된)다.

가정교육에 비해서 사회적 교육은, 학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넓고 교육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교육자 교체)도 가능하다. 그런데 왠일인지 학습자들은 이런 기회를 공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사회적 교육 자체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교과서 교육 방식과 가부장/군대 문화의 폐해일 수도 있다.

처음에 했던 말을 다시 적어본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것을 현실이라 생각한다. 이 문장이 이 글의 서론이자 결론이다. 우리가 주위에서 보고 배우는 사람들, 즉 사회적 교육자는 우리로 하여금 현실의 범위를 인식시켜준다.

나에게 영향을 미칠 교육자로 무기력한 직장인 선배를 무심결에 설정해두게 되면(즉 그런 사람들을 자주 만나고 그들의 언행에 영향을 받게 되면), 내가 생각하는 현실 역시 무기력한 그런 모습이 되고, 나의 미래 또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기업가 마인드를 가진 사람, 또는 열정과 의지와 창의력이 타오르는 사람, 목표의식이 분명한 사람, 자아가 분명하고 사회적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그런 모습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기적같은 현실들이 나에게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교육에서의 교육자의 선택, 즉 내 주위에 어떤 사람을 둘 것인가는 목표 설정과도 같은 맥락인 듯 하다. 남들이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현실의 범주 안에 포함시키는 것, 남들이 감히 목표로 두지 않는 것들을 목표로 삼고 도달하는 것, 이런 양극단의 마음가짐과 결과들은 모두, 자신의 사회적 교육 프로그램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듯 '누구를 만날 것인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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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ead&Lea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를 가르치는 교육자이자 우리에게 배우는 학습자라는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 결국 사람은 교육자이면서 학습자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좋은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

    2007/11/26 20:55
    • FlyingMate  댓글주소  수정/삭제

      buckshot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을 하고 있는 글인 것 같아 반성하고 있었는데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조금 안심입니다^^ buckshot님의 지식과 정보력, 그리고 문체에서 느껴지는 배려심을 본 받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2007/11/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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